한국 프로 스포츠가 뿌리를 내린지 어느덧 40년이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시작된 프로 야구(KBO)는 1981년 12월 11일에 시작하였으므로 출범 42년째입니다. 후발주자인 프로 축구(K리그)는 올해 갓 40년이 되었으며, 프로 농구(KBL) 역시 26년째입니다. 농구의 경우 1983년 시작된 농구대잔치 시절을 프로 농구로 포함한다면 40년으로 그 역사가 결코 짧지 않습니다. 가장 뒤늦게 시작한 프로 배구(V리그) 또한 2005년 시작으로 올해 18년째를 맞았습니다. 이렇게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프로 스포츠 세계는 지금도 여전히 승부조작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전국 법원에선 일주일에도 수십 건 가량의 스포츠 베팅 관련 사건들이 다루어지고 있으며, 사설 토토사이트를 비롯한 각종 스포츠 베팅 사이트는 이러한 승부조작의 유혹을 떨쳐내지 못 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항목 | 스포츠토토 | 토토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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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률 | 낮음 | 높음 |
경기 수 | 적음 | 많음 |
베팅 한도 제한 | 있음 | 없음 |
사용자 선택권 | 없음 | 있음 |
실시간 베팅 | 불가능 | 가능 |
국가의 직접적인 관리 · 감독을 받는 스포츠토토는 베팅 한도 제한이 심하고, 환수율이 낮아 배당률 또한 낮습니다. 같은 금액을 베팅하더라도 더 높은 배당률로 더 큰 당첨금을 받을 수 있는 토토사이트를 두고 스포츠토토에서 베팅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국내 사설 토토사이트는 스포츠토토 시장 규모의 4배에 달하는 막대한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물론 ㈜스포츠토토코리아 역시 사람들이 먹튀검증이 완료된 사설 토토사이트 시장을 이용하는 이유가 스포츠토토의 낮은 배당률 및 베팅 한도 제한 등 사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데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스포츠토토는 프로토 승부식 회차 확대, 한 경기 구매 옵션 출시 등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사용자들의 발길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사설 토토사이트 시장이 비대해지며, 승부조작을 통해 더 큰 돈을 벌기 위한 유혹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돈을 가진 전주(錢主)와 브로커가 현직 프로 스포츠 선수와 지도자 등에게 접근하여 경기 결과를 원하는 대로 조작할 경우 막대한 보상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이 승부조작의 유혹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특정 경기 결과에 베팅하기 때문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만 있다면 막대한 수익을 일거에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승부조작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야구와 농구, 축구 및 배구 등 4대 프로 스포츠는 이미 모두 승부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최근 각광받는 인기 스포츠 종목인 e-스포츠나, 경마와 씨름, 태권도 등의 비인기 종목도 예외가 아닙니다. 프로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음성적으로 승부조작의 유혹이 상존하며, 이들 중 일부는 실제로 승부조작에 나서기도 합니다.
2021년 한국체육측정평가학회지에 실린 이지용 한체대 교수의 논문, ‘토픽 모델링을 적용한 스포츠 승부조작의 판례 분석’에 따르면 2010~2019년 10년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승부조작 사건은 총 43건에 달합니다. 1년 평균 4.3건으로, 3개월에 한 번씩 승부조작 유죄 판결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축구가 13건으로 가장 많고, e- 스포츠 8건, 경마 8건, 야구 7건, 씨름 3건 등이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 스포츠계를 발칵 뒤집은 굵직한 승부조작 사건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국 e-스포츠 최고 인기 종목이자 e-스포츠 개념을 이끌었던 원동력인 스타크래프트 게임계에서 벌어진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입니다.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저그 종족 프로게이머인 마재윤이 토토사이트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고 승부조작에 나서 e-스포츠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더구나 본인만 승부조작에 참여한 것이 아니라 원종서, 진영수 등의 다른 선수까지 끌어들여 승부조작에 나서는 등 악질적인 범죄를 저질러 e-스포츠 업계에서 영구제명되었습니다. 마재윤을 필두로 이어진 수사에서 1군 주전 선수를 비롯해 2군 선수들까지 가담한 것으로 알려졌고, 코치 및 감독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전성기를 끝낸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습니다.
2011년 5월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키퍼 윤기원이 본인의 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자살한 사건이 벌어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서며 그 전말이 밝혀졌습니다. 창원지검 특수부는 대대적으로 조사를 통해 당시 유명 선수인 최성국, 김동현 등 전현직 선수 50여 명이 가담한 승부조작 의혹을 밝혀냈습니다. 40여 명의 선수와 7명의 브로커는 정규 리그 경기 및 컵 대회 등 다수의 경기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승부조작을 벌여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 인해 총 47명이 영구제명됐습니다.
프로 축구 전북 현대 소속 관계자가 2013년 1월부터 10월까지 심판 2명에게 각각 100만원씩 5번에 걸쳐 뇌물을 주고 전북 현대에 유리한 판정을 하도록 조작한 사건입니다. 판정으로 경기의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심판을 매수했다는 점에서 한국판 ‘칼초폴리’ 사건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전북 현대는 이 심판들이 배정된 8경기에서 3승 3무 2패의 성적을 올렸습니다. 2016년 5월 적발된 이 사건으로 관계자는 실형을 선고 받았고, 2017년 6월 해당 관계자가 자살하며 사건 수사가 공소권 없음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전북 현대는 승점 9점 삭감 및 벌금 1억 원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승부조작 사건은 역시 최고 인기를 누리는 프로 야구 승부조작 사건입니다. 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사건이자, 프로 스포츠 업계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킨 대표적인 사건입니다. 처음으로 발각된 승부조작 사건은 2012년입니다. 당시 유명 선수였던 박현준과 김성현은 브로커를 통해 알게 된 사설 토토사이트 운영자들과 공모하여 ‘첫 볼넷’ 등 승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기록에 대하여 승부조작을 벌였습니다. ‘첫 볼넷’은 특정 이닝에 첫 볼넷이 나올 것이라는 베팅인데, 선발 투수를 포섭하면 매우 쉽게 조작할 수 있는 기록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해도 경기 결과 자체를 조작할 수는 없기 때문에, 선수 개인이 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세부 기록에 조작을 시도한 것입니다. 박현준과 김성현은 승부조작 혐의가 입증되어 구속 기소되었고, KBO는 이들을 영구제명했습니다.
끈질긴 야구계 승부조작의 유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6년에는 리그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NC다이노스의 투수 이태양의 승부조작 사건이 적발되었습니다. 이태양은 큰 인기를 누리는 선수였기 때문에 팬들이 받은 충격이 어마어마했고, 리그 전체의 인기에 찬 물을 끼얹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삼성 라이온즈 투수 안지만은 사설 도박장에 출입하여 불법 도박에 참여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넥센 히어로즈 외야수 문우람 또한 승부조작 의혹에 연루되었습니다. 프로 야구 승부조작은 주로 경기 내용에 대한 조작이 쉬운 투수를 대상으로 벌어지지만, 문우람의 경우 외야수이기 때문에 드문 사례에 속합니다.
2013년 3월에는 프로 농구계에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프로 농구의 전신인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선수였던 강동희가 원주 동부 감독으로 재직하며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사건입니다. 강동희는 조작의 대상의 된 경기에서 고의로 주전 선수들을 빼고 벤치 선수를 기용하는 방식으로 경기에 패배했습니다. 감독은 선수보다 경기 결과를 조작하기 쉬운 입장에 있기 때문에 이번 승부조작 사건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더구나 레전드 출신 선수가 승부조작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실망을 감추지 못 했습니다. 감독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건은 이 뿐만이 아닙니다. 2015년 5월에는 전창진 감독마저 승부조작에 연루되어 처벌을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2012년 2월에는 프로 배구 임시형, 박준법 등 전현직 선수 16명이 승부조작에 가담하여 배구 또한 승부조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2014년 5월에는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 선수 5명이 불법 도박 혐의로 처벌을 받았습니다. 2010년대 초반부터 중반까지 매년 줄줄이 터지는 승부조작 의혹으로 많은 이들이 프로 스포츠 업계에 등을 돌렸으며, 스포츠 인기가 하락하는 등 한국 프로 스포츠 업계의 암흑기라 부를 수 있습니다.
승부조작의 유혹은 국내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스포츠 베팅 시장 규모가 훨씬 큰 외국이 승부조작의 위험성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과 유럽 등의 프로 스포츠는 역사가 길고 소속된 선수들 또한 많은 탓에 돈을 미끼로 내건 승부조작의 유혹이 더욱 끈질깁니다. 해외 프로 스포츠 역사상 가장 큰 승부조작 사건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악의 승부조작 스캔들로 평가 받는 블랙삭스 스캔들(Black Sox Scandal)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시카고 화이트삭스(Chicago White Sox) 팀의 1루수 칙 간딜(Chick Gandil)이 아놀드 로스스타인(Arnold Rothstein)이 이끄는 도박 조직으로부터 금품을 받고 신시내티 레즈(Cincinnati Reds)와의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자행한 사건입니다. 당시 최고의 1루수로 평가 받던 칙 간딜은 본인의 낮은 연봉에 불만을 품고 있었기에, 아놀드 로스스타인이 제시하는 1만 달러라는 거액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팀원들 8명을 승부조작에 가담하도록 하여 1919년 월드 시리즈에서 고의로 경기를 패배하게 됩니다.
결국 신시내티 레즈는 시리즈 전적 5승 3패로 월드 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게 됩니다. 당시 승부조작에 대한 사실이 도박꾼들 사이에 널리 퍼지며, 신시내티 레즈의 배당률이 급격히 하락하게 되었고, 특별한 이유 없는 갑작스러운 배당률 하락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에 의해 승부조작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결국 1920년 9월 경찰에 의해 범행이 발각되었고, 승부조작에 가담한 총 8명의 선수는 전원 영구 제명됐습니다.
역대 최다 안타, 최다 출장, 최다 타석 및 타수 기록을 보유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피트 로즈(Pete Rose Sr.)가 감독 시절 본인이 감독으로 재직 중인 신시내티 레즈 팀의 경기를 대상으로 스포츠 베팅에 참여한 것이 알려진 사건입니다. 1989년 2월 MLB 커미셔너 피터 위버로스는 피트 로즈의 베팅 의혹을 제기했고, 후임 커미셔너인 바트 지어마티가 이를 밝혀내며 대대적인 스캔들이 불거졌습니다. 감독은 경기를 직접 지위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선수보다 경기 전체를 조작하는 일이 더 쉽기 때문에, 선수가 아닌 감독이 승부조작에 나섰다는 사실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게다가 그 조작의 주체가 MLB 전설인 피트 로즈라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경악했습니다. 결국 피트 로즈는 1989년 MLB에서 영구제명되었습니다.
2006년 이탈리아 축구계를 충격의 도가니에 빠뜨린 초대형 스캔들입니다. 당시 세리에A 최고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 FC(Juventus FC)의 단장인 루치아노 모지(Luciano Moggi)가 축구계 및 언론 인맥을 동원하여 축구계 전반에 압력을 가한 사건입니다. 그는 유벤투스 경기에 본인의 입김이 통하는 심판을 배정하거나, 불리한 판정을 한 심판을 공격하고 세무조사를 회피하기 위해 수사 기관에 로비하는 등 각종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단순히 특정 경기 결과를 조작하는 승부조작을 넘어, 리그 전반에 각종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일반적인 승부조작보다 훨씬 규모가 큰 스캔들이었습니다.
유벤투스 선수의 금지 약물 복용 의혹을 밝히기 위해 벌어진 조사에서 우연히 알려진 이 사건은, 곧 리그 전체를 넘어 유럽 축구계를 발칵 뒤집었습니다. 이에 스캔들에 연루된 유벤투스를 비롯해 AC 밀란, 피오렌티나, SS 라치오 등의 구단은 승점을 삭감하고 2부 리고 강등되었습니다. 주모자인 루치아노 모지 역시 2011년 영구 추방이라는 중징계를 받았으며, 형사 재판에서 5년 4개월의 실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비록 2심과 대법원에서 공소 시효 만료로 인해 직접적인 처벌을 받진 않았지만, 판결문을 통해 유죄 취지를 인정 받았습니다.
이외에도 이번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벌어진 승부조작 의혹을 비롯해,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 선수 중 일부가 브로커를 통해 승부조작의 유혹을 받은 적 있다고 털어놓는 등 해외 프로 스포츠 선수들 역시 승부조작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 합니다. 가장 최근에는 2022년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의 스트라이커 이반 토니가 2017년부터 4년 이상 프리미어리그 관련 베팅에 총 232건이나 참여하며 크게 논란이 되었습니다. 골을 직접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스트라이커 위치에 있는 그가 이렇게 수없이 많이 베팅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승부조작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중대사이기에,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프리미어리그는 이반 토니 외에도 과거 키어런 트리피어, 다니엘 스터리지, 조이 바톤 등의 선수가 스포츠 베팅에 참여하여 규정을 어긴 대가로 처벌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프로 스포츠에 승부조작의 유혹이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승부조작의 유혹을 떨쳐내기 힘든 첫 번째 이유는 바로 돈입니다. 높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자신의 커리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승부조작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롭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연봉을 받는 선수들은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승부조작을 실행에 옮기면 그 대가로 수억 원의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본인도 지인을 통해 직접 베팅하여 수억 원의 당첨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승부조작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세력은 승부조작을 통해 수십억 원의 수익을 손쉽게 얻을 수 있으므로, 선수에게 수억 원의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결코 손해가 아닙니다.
게다가 높은 연봉을 받는다고 해서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프로 야구 삼성 라이온즈 팀의 투수 윤성환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명 투수로 높은 연봉을 받고 있었지만, 2020년 브로커와 사전 모의 끝에 일부 경기에서 고의로 볼넷을 기록하는 등의 승부조작을 자행했습니다. 그리고 조작의 대가로 받은 금액으로 불법 도박까지 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빠 2021년 6월 2일 경찰에 구속되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연봉을 많이 받는다고 해서 승부조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선수 개개인이 승부조작의 위험성 및 위법성을 인식하여 스스로 자제하는 것 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습니다.
선수 개개인의 심리적인 요인을 승부조작의 유혹에 쉽사리 빠지게 되는 원인으로 꼽는 시선도 있습니다. 한 프로 구단 감독은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지적합니다. 그는 “연예인과 마찬가지로 선수들 역시 경기 안팎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이 없다”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되고, 결국 도박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얼굴이 알려진 선수일 수록 본인을 알아보는 사람이 적고 외부와 차단된 곳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고, 자극적인 수단을 찾다 보니 절로 도박에 빠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등 카지노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에서 전지훈련을 하다 보니 도박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약한 것도 한 몫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박에 빠진 선수들은 도박 관계자들과 모의하여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질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전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이자 심리학 박사인 박성희 퍼포먼스 심리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폐쇄적인 엘리트 육성 시스템에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엘리트 선수를 발굴하여 육성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은 시간의 대부분을 운동에만 집중하며 생활하게 된다”며, “사회로부터 격리되다시피 하고 삶의 균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어린 나이로 프로 세계에 입문하면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고 약간의 자유가 주어진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스스로 결정을 내린 적이 없기 때문에, 도박 혹은 승부조작의 유혹을 받았을 때 현명한 선택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그는 “도박 등의 음성적인 문화에 빠질 때 혼자 빠지는 경우는 드물고, 팀 동료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사회 생활의 경험이 적고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이 떨어지는 시기에 갑작스럽게 찾아온 승부조작의 유혹을 떨쳐내기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서강대 스포츠심리학과 정용철 교수는 적절한 학습이 이루어지지 않는 엘리트 스포츠 육성 시스템과 더불어 지도자들의 그릇된 습관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그는 “학생 선수들은 일반 학생들과 고립되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기회가 박탈된 구조에 놓여 있다”고 말하며, “그만큼 감독, 코치의 역할이 중요한데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감독, 코치가 고스톱이나 카드 등의 도박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니 좋은 영향을 받을 리가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선배의 명령을 거스르기 어려운 위계 질서 아래에서 선수들이 감독이 되고, 그 감독 밑의 선수들이 도박의 영향을 받는 악순환을 지적한 것입니다.
어릴 때부터 도박의 유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 아래 놓인 선수들이 프로 세계에 입문한 이후에도 도박을 가깝게 여기고, 이 선수들이 사설 토토사이트 관계자들과 친분을 맺으며 승부조작의 유혹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연결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축구 선수 최성국, 야구 선수 박현준 등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이 사설 토토사이트 관계자와 손을 잡고 범행을 벌인 것이 좋은 예입니다. 정용철 교수에 따르면, 일부 실업 리그 선수는 연봉의 절반을 불법 도박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들이 도박을 하는 이유가 낮은 연봉에서 비롯한 생계 문제 해결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들은 생계 문제가 걸린 만큼, 큰 보상이 따르는 승부조작의 유혹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실제로 승부조작의 유혹을 접하진 않았더라도, 불법 도박 범죄를 저지르는 선수들은 무척 많습니다. 프로 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던 임창용, 안지만, 윤성환은 마카오 카지노에서 수억 원대의 원정도박을 벌이기도 했으며, 2008년 말 채태인(삼성)과 오상민(LG)은 온라인카지노에서 불법 도박을 한 혐의로 벌금형을 받기도 했습니다. 프로 농구 김선형(SK), 오세근(KGC)은 대학 재학 시절 스포츠 베팅에 참여한 전적이 있습니다.
프로 스포츠를 제외한 실업 스포츠 또한 예외가 아닙니다. 모 실업 탁구팀의 코치는 사설 도박 시설을 이용해 도박을 즐기는 사실이 들통 나 탁구계에서 영구제명됐습니다. 이 밖에도 씨름 등 다른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 역시 암암리에 도박을 즐기며 입방에 오르거나 제재를 받은 사실이 허다합니다. 이렇게 선수들이 도박에 빠져 도박에 깊이 빠져들 수록, 도박 시설 운영자 혹은 도박 사이트 관계자와 친분을 맺고 승부조작의 유혹에 쉽사리 노출되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 없습니다.
작년 10월에 나온 한국체육학회지 제54권에 게재된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승부조작에 대한 인식과 예방교육 전략 연구’에 따르면, 프로 스포츠 선수들 가운데 승부조작 제안을 받은 선수들이 5.5%에 달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고려대 체육학과 정영열, 김진국 강사가 2015년 등록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274명 가운데 15명이 승부조작 제안을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승부조작의 유혹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농구였습니다. 총 78명의 선수 중 9명(11.5%)이 승부조작의 유혹을 받았으며, 제안을 받았다고 답한 전체 15명 중 절반이 넘는 선수가 농구 종목입니다. 동료 선수에게 승부조작에 대해 들어본 경험이 있는지 물어본 항목에서도 농구 선수의 30.8%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선수들의 도덕 불감증 또한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승부조작이 법률 및 스포츠 윤리 위반이라 생각한다’는 항목에 ‘그렇지 않다’고 답한 비율이 8%에 달합니다. 승부조작 혐의로 처벌을 받고 영구제명되는 현실을 봐도 그들이 잘못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못 하는 것입니다. 승부조작의 위험성 및 문제에 대해 선수들에게 지속적인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이유입니다.
승부조작이 프로 스포츠 업계 전체를 멍들게 하는 암덩어리라는 사실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습니다. 승부조작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사실에는 체육계와 법조계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져드는 데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는 만큼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축구 해설가로 유명한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한 방안으로 처벌 강화를 내세웠습니다.
먼저 잇따른 승부조작 사건을 겪은 한국 스포츠계에 대한 일갈로 시작합니다. “승부조작 사건들로 홍역을 앓았지만, 지금 과연 깨끗하다고 할 수 있는가?” 질문을 던진 그는, “아무도 ‘그렇다’고 답하지 못 할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는 스포츠가 가진 보편적 가치로 공정성을 꼽습니다. 연령과 계급, 빈부격차를 막론하고 누구나 실력에 의해 승패를 나누는 데 스포츠의 공정성이 있다고 설명하며, 승부조작은 암묵적 거래에 의해 공정성을 훼손하여 스포츠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라 비판했습니다.
특히 승부조작은 사회의 도덕성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스포츠 업계의 부패 정도는 해당 국가의 부패지수와 비례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실제로 ‘국제투명성기구’가 2023년 1월 31일에 발표한 ‘2022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에 따르면, 중하위권에 위치하여 높은 부패 정도를 기록한 국가는 프로 스포츠를 운영하지 않거나 운영하더라도 매우 부패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31위에 위치하여 181개 국가 중 비교적 높은 자리에 올랐으나, 빈번하게 발생하는 승부조작의 유혹을 감안하면 스포츠 업계의 부패 정도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어 그는 “미국과 유럽 등 스포츠 선진국은 정치보다 스포츠 가치를 위에 둔다”며, “스포츠의 순수성을 사회 모든 분야에 대입하여 국가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설파했습니다.
신문선 교수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승부조작에 대한 냉철하고 단호한 대처입니다. 그는 2013년에 벌어진 전북 현대 심판 매수 사건을 언급하며, 이탈리아(2006년 세리에A 칼초폴리)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프로축구연맹이 더 강력한 처벌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심판에게 구단 차원에서 금품을 제공하고 유리한 판정을 청탁하는 등 선수가 가담한 승부조작보다 훨씬 질이 나쁜 범죄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연맹이 구단에 대해 승점 9점 삭감에 1억 원의 벌금만 부여하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승부조작을 조직적으로 벌여도 처벌이 약하니 선수들의 도덕불감증을 유발한다는 지적입니다. 승부조작의 유혹을 뿌리 뽑으려면 강력한 처벌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입니다.
또한 강력한 처벌과 아울러 승부조작이 발생할 경우 협회 및 연맹 등 해당 종목의 주관 단체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진 승부조작 사건들을 살펴보면, 승부조작을 시도한 선수 및 감독은 처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단체는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사건의 주모자로 지목된 선수 혹은 감독을 영구제명하며 꼬리 자르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신문선 교수는 승부조작의 유혹을 근절하기 위해 경기에서 벌어지는 모든 의심스러운 사고를 주관 단체가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와 같은 예방 조치 및 대책이 없다면 앞으로 승부조작의 유혹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최근 젋은 선수들은 물론 학생도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며, 불법 스포츠 도박 및 사설 토토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습니다. 어린 시기에 스포츠 도박을 접하며 스포츠 베팅 사이트 관계자와 접촉하게 될 경우 승부조작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승부조작이 아니더라도 스포츠 도박에 빠진 선수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신문선 교수의 지적이 의미 있는 것은, 현재 현행 법령이 승부조작 처벌 규정이 가볍기 때문입니다. Law&S 스포츠문화법정책연구소 장달영 대표는 “해외의 경우 스포츠 픽싱(Sports Fixing), 매치 픽싱(Match Fix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승부조작을 분명히 표기하고 있지만, 한국 법령에는 아직 승부조작이란 단어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승부조작을 처벌할 수 있는 법령 근거는 국민체육진흥법과 형법 뿐입니다. 국민체육진흥법에서 규정한 ‘경기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 금품수수를 약속한 경우’, ‘각 종목의 공정한 경기를 방해하는 경우’ 항목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에 근거하여 처벌하는 것입니다. 형법의 처벌 근거는 ‘업무방해’입니다. 경기 주관 단체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했다는 명목입니다. 결국 승부조작 사건의 심각성과 개별적 특성을 고려할 수 없는 환경이다 보니 모든 승부조작 사건을 동일한 시선에서 다루게 되어 처벌 수준이 약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해 승부조작에 대한 조사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승부조작 사건은 검찰의 인지 수사를 할 수 있는 범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경찰이 수사하더라도 검찰이 보완 수사를 요구하는 것 이상의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승부조작 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가 필요한 시점에 오히려 수사가 더욱 어려워진 것입니다.
단순히 처벌만 강화한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앞서 선수들이 승부조작의 유혹에 취약한 원인을 두고 폐쇄적인 엘리트 교육 시스템을 꼽은 정용철 교수는, “도박을 개인의 일탈로 치부해선 안 되며 엘리트 교육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성희 소장 또한 “선수들이 어릴 때부터 운동에만 매진하지 않고 삶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여유를 줘야 한다”고 말하며, 운동 탓에 소홀한 정규 교육의 폐해를 지적했습니다. 이어 “여유 시간에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지 여부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며,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하는 두려움이나 허무함 및 스트레스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도자들이 이끌어줘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근본적인 해결을 꾀하지 않고 사후약방문 식으로 처벌만 강화한다고 해서 승부조작을 근절할 수는 없다는 지적입니다.
나아가 불법 도박 및 승부조작의 책임은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스포츠 업계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는 점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한국 프로 배구의 전설 신치용 감독은 지도자의 자질을 중요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신치용 승부조작 애정 어린 말 한마디로 막을 수 있어” 인터뷰에서 그는 과도한 경쟁에 내몰린 선수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도자가 바르게 이끌어줄 경우 승부조작의 유혹에서 충분히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묘하고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승부조작을 밝혀내기 위해, 최근에는 발달된 AI 시스템을 이용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승부조작의 과정에서 통상 납득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비상식적인 과정을 AI가 확인하여 자동으로 승부조작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시스템입니다. 2023년 3월 8일 영국의 AI 업체 ‘스타리저드 인테그리티 서비스(Starlizard Integrity Services, SIS)’는 ‘코모도(Komodo)’ 출시를 발표했습니다. 코모도는 전세계에서 열리는 수많은 경기의 내용과 배당률 흐름 및 베팅 금액 규모의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의심스러운 일이 벌어진 경기 및 분석 자료를 관련 기관에 알립니다. 코모도가 기관에 제공하는 분석 보고서는 승부조작 의혹을 밝히기 위한 조사 자료이며, 경우에 따라 법적 절차를 밟기 위해 조언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SIS는 영국의 스포츠 베팅 컨설팅 업체인 스타리저드가 전문 분석 목적으로 결성한 부서입니다. 스타리저드는 스포츠 경기에 대한 자세한 분석 및 스포츠 베팅 시장 현황을 자세하게 파악하여 베팅 시장 및 경기에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경우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에 2010년부터 스포츠 경기 주관 단체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독자적인 서비스를 기획하였으며, 2017년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SIS를 설립했습니다. SIS는 자세한 경기 데이터 분석과 베팅 시장의 흐름에 대한 심층적인 통찰을 결합하여 의심스러운 경기 및 베팅 시장 움직임을 찾기 위한 AI 프로그램 코모도를 구축했습니다.
SIS는 이미 스포츠중재재판소(Court of Arbitration for Sport, CAS)에서 승부조작을 판별하기 위한 증거로 활용하며 승부조작을 밝혀내기 위한 도구로서 효용성을 입증받았습니다. 이에 SIS는 코모도를 통해 승부조작이 의심스러운 경기에 대해 보다 자세한 분석 결과 및 전문가의 분석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무료로 배포 중입니다. 코모도는 우선 축구 경기 서비스부터 시작할 예정이며, 영국 연방에서 인기 있는 크리켓 등 다른 인기 스포츠 종목에 대해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스타리저드 CEO 스티브 에더리(Steve Edery)는 인터뷰에서 “승부 조작을 근절하기 위해 전세계 스포츠 주관 단체를 지원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하며, “SIS는 스포츠 베팅 시장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며, 스포츠 주관 단체 관계자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코모도는 승부조작과 같은 스포츠 부문 부정부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최신 시스템”이라고 밝혔습니다. SIS의 책임자 아피 샤이키(Affy Sheikh)는 “승부조작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성공을 거두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구축한 양질의 정보와 정보 처리 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고 말하며, “코모도는 이를 위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전세계 스포츠 주관 단체에 무료로 제공하게 된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기술적으로 승부조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시도가 승부조작의 유혹을 뿌리 뽑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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