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스포츠 베팅 중독

미국의 각 주 정부가 스포츠 베팅을 잇달아 허용하며, 스포츠 베팅 중독자가 늘어난 탓에 이에 대응하기 대한 적극적인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의 대학교와 학생을 위한 커뮤니티 단체에서 일하는 프랭클린 페인(Franklin Payne)씨은 최근 강의를 나가며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과거 강의에 집중하지 못 하는 학생들이 휴대폰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데 몰두했다면, 요즘은 스포츠 베팅에 몰두하고 있는 광경이 늘어난 것입니다. 휴대폰 게임과 인터넷 쇼핑을 즐기던 학생들의 주된 관심사가 스포츠 베팅으로 옮겨 갔다는 것은 색다른 광경인 동시에 매우 위험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2018년 대법원이 스포츠 베팅 금지 법안을 위헌으로 판결하며, 각 주 정부가 스포츠 베팅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자 주 정부는 세수(稅收)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스포츠 베팅 합법화 현황을 보면, 현재 미국 전체 50개 주의 절반 이상이 스포츠 베팅을 합법화한 상태입니다. 오프라인 베팅만 허용하거나 온라인 베팅까지 허용한 주도 있지만, 33개 주가 어떠한 형태든 스포츠 베팅을 허용한 상황입니다. 현재 스포츠 베팅을 허용하지 않은 곳도 합법화를 시도하는 중이므로, 합법화된 주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내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되며, 메이저사이트에 해당하는 대형 스포츠 베팅 업체들이 앞다퉈 홍보에 나섰습니다. 시장 규모를 키우기 위해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오프라인 및 온라인 홍보에 나서 사람들이 스포츠 베팅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점차 스포츠 베팅을 친숙하게 여기고 더 많은 베팅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스포츠 베팅이 매우 일반화된 현재, 사람들이 스포츠 베팅에 대하여 갖는 부정적인 인식과 적대감이 많이 희석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8년 갤럽에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9%는 도박 행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답한 비율이 28%에 그쳤습니다.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 여기는 비율 역시 꾸준히 완만하게 상승하는 중입니다. 미국 대법원이 스포츠 베팅을 금지하는 법안이 위헌이라 판단한 데에는 이러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다.

사람들이 스포츠 베팅을 포함한 도박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희석되었다는 사실은 카지노에 대한 인식 변화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2019년 미국 게임 협회(American Gaming Association)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7%는 카지노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습니다. 실제로 카지노는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입, 관련 산업 취업을 위한 인구 증가 등 다양한 측면에서 경제적 부가 효과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미국인의 71%는 카지노가 일자리 창출 효과를 발생하는 데 동의했으며, 지역 경제에 이바지한다는 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옛날에는 카지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앞섰다면, 현재는 카지노가 지역 사회에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를 주목하며 긍정적인 인식을 앞세우는 일이 많아진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스포츠 베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거두며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스포츠 베팅을 접하게 되고, 스포츠 베팅을 접한 이들 중 일부가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져들 위험성이 높아진 것입니다. 특히 미국의 대형 베팅 업체들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영업을 시작하며 미국의 각 대학에 스포츠 베팅 시스템을 지원한 것은 큰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대학에 막대한 금액을 제공하는 대신, 대학 캠퍼스 내에 스포츠 베팅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충동 조절 능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젊은이들이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져 학업에 소홀해지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문제가 뒤따르고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에 빠진 미국 대학가의 문제는 비단 어린 학생들의 충동 조절 능력의 차원이 아니라, 젊은이들을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지게 만들어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일부의 사람들에게 스포츠 베팅은 조절할 수 없는 충동을 유발하는 대상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이는 경제적 파산이나 가정 불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미국 성인 인구의 약 1%가 베팅 중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젊은 사람들의 경우 6~7%까지 상승합니다. 충동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이 베팅 중독에 보다 쉽게 빠져드는 것입니다. 연령상 특징 외에도 남성이나 미국 내 소수 민족, 저소득층 혹은 미혼 남녀가 베팅 중독에 빠질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과거 도박 중독은 그저 충동 조절의 문제로 인식했으나, 1980년대부터 미국정신의학회(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정신의학 관련 연구가 발전하며 마약 및 알코올 중독과 도박 중독의 유사성을 밝혀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스포츠 베팅 중독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 장애 진단 및 통계 편람에 중독의 범주로 기재되어 있으며, 공식적으로 ‘도박 장애’라 부르고 있습니다. 도박 중독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추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진 이들은 베팅에 당첨되어 보상을 얻었을 때에 비해 베팅의 결과가 드러나기 직전 더 큰 도파민을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상에 대한 기쁨보다 보상을 간절히 바라는 순간의 긴장이 더 큰 자극을 유발한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베팅에 당첨되지 않았을 경우 오히려 강한 동기 부여 작용을 해 추격 베팅에 나서도록 유인합니다. 이는 추격의 결과 더 큰 손실을 떠안게 될 위험을 수반하기도 합니다.

특히 모바일 인터넷의 발달로 최근 카지노 및 스포츠 베팅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자리를 옮겨가자,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베팅을 경험할 수 있는 접근성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카지노 게임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카지노사이트와 온라인 스포츠 베팅을 즐길 수 있는 토토사이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탓에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청소년이 베팅 문화를 접할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아직 온라인 베팅이 오프라인에 비해 중독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다만 토토사이트의 증가와 온라인 마케팅에 의해 젊은이들이 더 일찍, 그리고 많이 베팅에 노출되는 것 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2020년 과학 저널 BMC Public Health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이용하는 베팅 콘텐츠의 종류에 따라 중독의 정도가 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팅을 경험한 사람들 중 가장 중독 발생률이 높은 콘텐츠는 카지노와 빙고(Bingo), 스포츠 베팅 순입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의 비율은 20.5%로, 어떠한 형태로든 베팅을 경험한 사람들에 비해 중독 발생률이 4배 가량 높았습니다. 결국 중독에 이르게 하는 데에는 베팅의 형태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토토사이트를 위시한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의 성장이 마냥 달갑지 않은 이유입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 문제는 비단 미국에만 국한된 사례가 아닙니다. 한국 역시 스포츠 베팅 중독으로 인해 일상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에 다다른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사설 토토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스포츠토토 베팅에 중독되어 직장을 잃거나, 가정 폭력 혹은 큰 경제적 빚을 지고 이혼하는 등의 가정 불화로 비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한 스포츠 베팅이 자극이 되고, 자극이 지속되며 중독에 이르고 마는 것입니다. 특히 청소년의 스포츠 베팅 중독은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2015년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 도박 중독 고위험군에 속한 청소년은 약 14만 명에 달합니다. 중·고등학생의 약 40%가 최소 한 번 이상 스포츠 베팅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들이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지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실제로 어린 시절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져든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도 쉽게 중독을 떨쳐내지 못 하고 지속적으로 베팅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스포츠 베팅의 특성상 손실 금액이 누적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베팅이 적중했을 때의 쾌감을 잊지 못 해 계속 베팅을 즐기게 됩니다.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쾌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스포츠토토 프로토 게임에 비해 배당률이 높은 사설 토토사이트를 이용하게 됩니다. 토토사이트의 높은 배당률이 중독성을 더 키우는 위험 요소로 작용하는 것입니다.

스포츠토토의 경우 베팅 마감 시간으로 인해 새벽에 열리는 해외 스포츠 경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환수율이 낮아 배당률 또한 낮다 보니 사설 토토사이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을 막기 위해 스포츠토토가 낮은 배당률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스포츠토토는 베팅 금액이 제한되어 있어 배당률만 사설 토토사이트와 유사한 수준에서 책정될 경우 도박 중독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입니다. 스포츠토토 구매자에 대한 추적 조사 및 예방 캠페인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입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에 빠진 한 30대 남성은 중독에 빠진 나머지 회사에서도 베팅 생각에 빠져 지내며, 현금 서비스와 카드론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 빚을 내가며 베팅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엔 본인이 좋아하는 MLB 경기를 보기 위해 인터넷 중계 방송을 보게 됐는데, 경기를 오래 보다 보니 자연스레 승패에 대한 예상을 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처음에는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베팅을 즐겼지만, 낮은 배당률과 베팅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설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이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사설 베팅 사이트를 이용하며 토토중독에 빠지게 된 경위도 설명합니다. “회원으로 가입할 때 은행 계좌 번호와 제 이름만 일치하면 쉽게 가입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해외 베팅 사이트처럼 한 경기만 베팅할 수 있어 적중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똑같은 경기를 베팅하더라도 스포츠토토는 배당률이 낮고 당첨금 제한까지 있어 사설 토토사이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경기 시작 5분 전까지 베팅을 완료하기만 하면 되는 간편함도 사설 토토사이트를 떠날 수 없는 이유입니다. 구매 가격 제한과 베팅 마감 시간 제한의 제약을 받는 스포츠토토 대신 사설 토토사이트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베팅을 거듭하다 빚을 지게 되었고, 지금은 빚을 갚기 위해 오히려 더 베팅에 열중하는 중독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스포츠 베팅 중독은 비단 개인의 문제로 치환할 것이 아니라, 스포츠토토의 운영 방식 개선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재미로 가볍게 시작한 베팅에 가산을 탕진하고 가정 불화로 이어지면 이는 곧 사회 불안을 야기하게 됩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에 대한 전향적 인식 전환과 사회 구조적인 차원의 예방 캠페인 및 중독 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의 무서움은 본인 스스로 중독 사실을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혹은 주변에서 중독이라 말해도 스스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만약 본인이 스포츠 베팅 중독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아래의 설문을 통해 본인이 스포츠 베팅 중독 상태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질문에 따라 ‘전혀 아니다’부터 ‘매우 그렇다’까지 점수를 체크한 뒤, 점수를 모두 더합니다. 질문은 총 9가지이므로, 0점부터 최대 27점까지 나올 수 있습니다. 본인의 점수를 아래의 점수 구간에 맞춰 확인하여 본인의 스포츠 베팅 중독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 중독의 폐해가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치료에 나서는 데에는 사회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중독이 사회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결함에서 비롯되었다고 믿는 사회적 분위기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지금보다 더 강한 수준의 도박 중독 예방 캠페인 및 인식 개선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이미 세계보건기구와 일부 국가는 도박 중독에 의한 사회적 비용이 경제적 이익을 능가하며, 도박 중독을 공중 보건의 차원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행 산업 수입은 5조 1천억 원이며 세수(稅收)는 1조 4천억 원이었지만,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6조 2천억 원에 달해 경제적 이익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스포츠 베팅 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기보다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을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활 습관을 바꾸는 편이 좋습니다. 병원에서 인지 행동 치료 및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만약 병원을 찾기 어렵다면, 국가가 운영하는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방문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센터를 이용하려면 전문가에게 전화하거나, 온라인 채팅으로 상담을 받아 본인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 및 대처 방법을 상의할 수 있습니다. 센터를 직접 방문할 경우 무료로 치유 재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 베팅 중독은 치유가 어렵다는 세간의 인식과 달리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입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를 통해 중독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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